라온아띠 6기 국내 NGO 인턴십 여섯번째 - 정동수

홍상표 0 2,813

어느 덧, 석수골 작은 도서관에서의 마지막 날. 아이들을 만나는 설레는 마음과 작별을 해야 한다는 아쉬운 마음을 안고 어김없이 77번 버스에 올랐다. 이제는 익숙해져 버린 도서관으로 가는 경일 고등학교 담벼락 길을 걷는 발걸음이 그저 가볍지만은 않았다. 어김없이 아이들은 도서관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책을 읽기도 하고 색종이를 접고 있기도 했다. 오후에 아이들을 위한 우리마을 꿈나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했기 때문에 오전에는 팀을 나누어 마을 인터뷰를 위해 거인 마법사와 뿅뿅 마녀가 거리로 나갔고 동글 마법사, 씽씽 마녀, 요리 마법사가 오후 프로그램 준비를 하고 아이들과 책 읽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아이들에게 더 많은 책을 읽어 주고 싶었다. 4살 밖에 되지 않은 은혜가 7권의 책을 읽는 동안 지루해 하지 않고 즐겁게 들어줘서 더 찡한 가슴을 계속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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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흘러 우리 마을 꿈나무프로그램 시간. 삼삼오오 도서관으로 모여든 아이들과 함께 우리 마을의 아이들의 꿈을 그려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석수골 도서관 프로그램의 특징인 프로그램 도입부의 들어가는 책읽기로 아이들과의 두 번째 프로그램이 시작되었다. 들어가는 책을 통해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꿈을 생각하는 것을 연상시켜 아이들의 흥미를 유도하려 했다. 생각보다 내용이 긴 책이었지만 진지하게 듣는 아이들의 모습에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거인 마법사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아이들의 꿈을 낙엽에 적어보고 아이들이 꿈을 이루기 위해 무엇을 노력할 수 있는 지 스스로 생각해보고 꿈나무의 뿌리로 적는 시간을 갖도록 했다. 선생님이 되기 위해 교육대학을 갈 것이라고 하는 아이, 나무가 되고 싶다는 아이, 우주인이 되고 싶다는 아이, 환경 단체를 만들겠다는 아이, 그리고 키가 큰 거인 마법사가 되기 위해 줄넘기를 열심히 하겠다는 아이까지다양한 꿈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에 아이들이 꿈을 가슴에 간직하고 자신들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 수 있기를 기도했다. 아이들의 꿈과 꿈을 실현하기 위한 아이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꿈나무를 보며 석수골 마을이 아이들의 꿈이 실현되어 행복한 마을이 되기를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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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프로그램이 끝나고 낄낄마녀님과의 최종 피드백을 통해 석수골 작은 도서관에서의 일정을 마무리 하게 되었다. 그 동안의 활동에 대한 평가보다는 궁금한 점을 해결하고 부족한 점을 채워나가는 피드백이 진행되었다. 아이들에 책을 읽어주는 기본적인 자세, 프로그램 도입부에 프로그램의 전체적인 흐름을 쉽게 설명해주기, 적절한 시간 배분, 개개인의 자세한 역할 분담, 다양한 연령일 경우의 주의점 등 아이들과 함께하기 위해 간직해야 할 사항들을 보완할 수 있었다. 더불어 말씀해 주신 것이 필리핀 현지에 가게 되면 말이 잘 통하지 않기 때문에 말로 많은 설명이 필요한 프로그램보다는 주변의 자연물 활용, 몸으로 놀 수 있는 놀이, 비석치기, 사방치기 등 공동체로 같이 할 수 있는 걸들의 준비가 필요할 것이라고 충고해 주셨다. 전체적인 프로그램에 있어서 경쟁을 유발하는 것을 지양하고 모든 아이들이 공통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하는 세부적인 주의점도 일러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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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똑. 회의 도중 들리는 노트 소리 뒤로 깔깔마녀님의 뒤를 따라 부끄러운 듯한, 혹은 아쉬운 듯한 표정을 한 아이들이 무리지어 회의실로 들어왔다.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는 걸 안 아이들이 정성스레 쓴 편지와 그림을 가져다 주며 작별의 인사를 하러 온 것이었다. 너무 큰 선물을 받아 우리는 밀려오는 감동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 이후에도 회의 중간중간에 아이들이 개별적으로 들어와 부끄러운 듯, 편지를 책상에 휙 던져버리고 가는 모습이 계속 되었다. 우리는 아이들을 위해 아무것도 준비한 것이 없는데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아 어찌할 바를 몰랐다. 아이들과의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정류장까지 따라오려는 아이들을 도서관으로 돌려보내고 돌아오는 길, 다시 만날 것을 기대하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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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물은 admin님에 의해 2016-02-23 11:17:05 활동소식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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